미친듯이 수영하다 - 의식적인 연습의 필요성을 느끼다.

미친듯이 수영하다 - 의식적인 연습의 필요성을 느끼다.

작성일
2017-02-06
카테고리
생각

미친듯이 수영을 하다.

상훈이와 수영을 다녀왔다. 언제나 그렇지만 티격태격 이야기를 하다가, 감정이 상하기 직전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덕분에 분노의 수영을 하겠다고 했다. 이 약간의 스트레스를 수영을 통해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랄까? 숨이 헉헉되며 차오를 때까지 하다보면, 사소한 나쁜 감정들이 별 다른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뭐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보통은 주말이면 수영 강습도 없고 하니, 쉬엄쉬엄 노는 마음으로 어슬렁거리다가 온다. 작녁에 철인3종 경기 출전을 마음 먹은 후, 자유형 1.5km 수영을 연습삼아 두어번 열나게 한 것 이외에는 주말은 대부분 편안히 수영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그냥 일상이 너무 편해 잠깐의 일탈을 하고 싶었던 걸까. 자유형 1.5km를 쉬지않고 연속으로 돌아보자는 다짐을 하고, 물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수영을 시작했다. - 2017년 2월 5일 (일)

끝까지 해내겠다는 마음.

요새 계속 드는 생각은 내가 뭐하나 끈기있게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2주전부터 상훈이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과 알고는 있었지만 모른채 넘어갔던 나의 부족한 부분들이 지금의 나의 상황을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에 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였다. - 이전의 대화의 구체적인 생각들은 다른 글에서 구체적으로 다시 작성해야겠다 - 무엇인가 한가지 끈덕지게 해내지 못했던 습관들이 나를 갉아먹고 있었고, 내가 생각했던 노력이 다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의 위로와 위안을 위한 거짓 노력들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들도 다른 글로 작성해봐야지.

수영 스타트!

내가 수영을 먼저 시작하고, 상훈이는 나의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는데, 내가 1.5km를 헥헥거리며 완주하고 잠깐 쉬려던 참에 상훈이가 바로 다시 출발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뒤에 따라가는게 답답했다고 하던데... 힘들었어도 나도 바로 뒤따라 갔다. 상훈이가 갈 만큼은 나도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수영을 4~5년 한 것 같은데, 상훈이는 1년 남짓 수영을 했다. 그런데 확실히 자유형은 나보다 빠르고 잘한다. 체격이 좋은 탓도 있겠지만, 끈기있게 잘하고, 항상 자신의 현재보다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 부분은 참 본받을 만하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글을 적어야지. 글감이 많이 쌓여있구나.) 그래서 오늘 만큼은 내가 먼저 나가자고 하지 않기로 했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15바퀴(사직운동장은 50m레인이라 한바퀴가 100m - 1.5km)를 돌았는데도, 따라가니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도움이 된다. (이제까진 피곤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래서 역시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 상훈이도 분명 내가 뒤떨어져서 쉬고 있거나, 내가 먼저 가자고 하기 전까지 그만두지 않을 놈이기 때문에, 서로 암묵적으로 알고 있듯이 그렇게 계속 수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앞장서서 1.5km를 돈 후에, 그보다 더 많은 거리를 추가적으로 돌았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딱히 시간과 바퀴수를 세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몇 바퀴를 더 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에 15바퀴는 훨씬 더 돌았다. 난 아무래도 자유형이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체력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평형으로 계속 갔고, 조금 벌어진다싶으면, 자유형으로 따라가다간 뒤에 다시 평형으로 따라갔다.
'사점'이 지났을까, 그 뒤로는 힘들긴 했지만 할 만했다. 그리고 절대로 내가 먼저 그만하자고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끝까지 따라갔다. 덕분에 그 사이 수영 자세도 많이 신경쓰고, 평형, 배영, 한손접형, 자유형 번갈아가면서 해냈다. 상훈이는 계속 자유형으로.

노력? 연습? 편안함을 벗어나는 것.

수영을 하다보니 내가 참 그동안 노력이라는 것을 안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한데, 그동안은 그냥 현상 유지만을 위해 '노력 아닌 노력, 연습 아닌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나를 조금 더 밀어부처, 현재의 나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저 편안함의 영역 안에서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의 위안만 받고 있었던 것이다. 노력에 대한 재정의를 해야겠다. 그리고 끝까지 해내는 것에 대해.

깨달음

  • 무엇인가 하기로 결정했다면, 끈기있게 마무리를 해내자.
  •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 내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결과

상훈이는 겨드랑이 쓸림 현상과 방귀가 자꾸 나온다는 것 때문에 중지. 난 더 돌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돌려했는데, 상훈이가 뒤따라옴. 상훈이가 다시 앞질러 수영을 함. 그러고 2~3바퀴 돌고, 서로 같이 중단. 서로 뭔가 뿌듯했는지, 서로 잘했다고 치켜세워줌. 예상한 바로는 4km 정도 돌지 않았을까 예측 해봄. 그래도 3km 이상은 확실히 한 듯. 서로 거리로는 PR을 세움(쉬지 않고 계속 도는 것). 서로 몸살 예상. 집에서 밥 먹을 예정있으나, 서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밖에서 먹자고 함(집에서 밥차리고 설거지 하기 귀찮...). 맛집 짬뽕과 볶음밥을 시켜서 같이 먹고, 빵을 많이 사서, 집에 와서 우유와 함께 빵을 또 먹음. 서로 피곤했는지 바로 낮잠 시전. 일어나서 몸이 굉장히 찌뿌둥함. 몸살을 예상했지만 만신창이 정도. 상훈 여친님이 닭을 시켜줌. 같이 k팝스타를 보며 닭을 먹고, 라면도 부숴먹고, 우유에 죠리퐁을 타먹고, 과자도 먹음. 다시 잠. 일어나니, 몸이 여전히 찌뿌둥함. 몸살이 아니라 다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