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을 말할 때, '왜?' '무엇을?' '어떻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고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어제 상훈이와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나에게 UI에 관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난 생각나는대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어떨까에 대해 말해주었고, 상훈이는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했다. 그럼 다른 방식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어떨까? 라고 말해주었는데, 처음에는 신선하다고 하더니, 점점 흥미를 잃어하였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한 것인데, 실망하는 기색에 좀 아쉽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상훈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에게 잔소를 하기 시작한다. 내가 말을 할 때, 자신을 설득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했으며,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 좋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사람에게 조금 더 흥미를 줄 수 있게 어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내가 확대 해석함) 상훈이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이 떠올랐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인데, 회사에서 무엇인가 잘 안풀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왜 그런지 궁금하던차에, 나에게 가이드를 해줄 것 같아 구입한 책이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핵심은 일을 할 때, '왜?'부터 생각하라는 것이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은 상훈이가 게임 결과 UI 부분에서 아이템을 써야하는데,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고민할 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넣어야할 기능을 가지고 단순히 이곳저곳에 배치만 하고 있었는데, 그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왜?'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가 '왜?' 이 게임을 하려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아닐까? 그래서 영감이 먼저랄까?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호기심이거나, 재밌겠다는 느낌이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해 심사숙고해서 고민해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펼쳐 우주정복 게임을 만들지나 않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어, 상상을 어느 정도 제한했지만, 어느 정도는 '흥미'라는 요소를 먼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 존재할 때, 상대방을 더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데, 내가 이러한 부분은 신경쓰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영감을 주어 따라오도록 만드는 힘. 이것에 대해 익혀봐야겠다.
사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런 결정도 좋고, 저런 결정도 좋다고 생각하는 나의 마인드에서부터 비록되는 것인데, 이는 주관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다. 매우 애매모호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영혼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왜?'부터 생각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겠다.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이 꼭 좋을까?
질문을 받을 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것을 물어보면 그것에 대해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하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의견을 물어보면 적절한 해답을 찾기위해 이것 저것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즉,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경우에는 그 '시점'에 '적절한' 답이 필요했었고, 내가 시간을 들여 고민을 하자, 상훈이는 답답해했다. 그것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훈이가 나에게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내가 너무 올바른 답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잘못된 답이라도 이야기를 통해 주고 받으며 답을 찾을 수 있는데, 너무 오랜 생각을 하고, 한다해도 좋은 답이 잘 안찾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완벽한 답은 없을진데, 너무 완벽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고, 그러다보니 너무나도 일반적인 정석적인 답들을 찾게되는 것에 대해 꼬집었다.
일반적인 답은 상훈이에겐 맞지 않는다. 항상 독특한 것과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데, 난 너무나도 평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답답해 한다. 일단 이 부분은 인디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훈이가 더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존중한다.
내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시간을 들일 때, 상훈이는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리고 상훈이가 자신이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 나에게 물어본 것이라면, 나도 그것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위해 적절한 답을 모색해봐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단순히 '혹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거니? 없으면 말고.' 정도의 물음이거나, 지금 당장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도 되니,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말하고 빨리 다른 것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 중요할 때 일수도 있는 것이다.
'적절하게'하는 것이 참 어렵다.
의사결정을 위해 토론하려고 할 때, 시간을 들여 고민할 필요가 있는 일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고 빠른 결정을 하는게 이로울 수도 있는 상황이 있는 것 같다. 그 적절함의 정도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일테지. 모르면 모른다. 이런 저런 생각들도 있을 수 있겠다. 이런거?
정리
- 의견을 내는 타이밍도 굉장히 중요하다.
-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고민해보면 더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바로 결정해서 나아가야하는 일들도 있다.
- 내가 지금 머릿속에 떠올린 그 생각들을 바로 말하는 것이,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정리해서 나오는 의견보다 보다 더 좋을수가 있다. 일자체가 진행이 안되고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더 적절한 답일 수 있다.
- 상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하여, '왜?'를 먼저 생각하자. '어떻게?' '무엇을? '은 그 다음이다.
- 회의 중에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적절한 표현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이 부분에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았던 시각으로 보는 상훈이가 참 신기하다. 배울 점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