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 블로그] 방황.

[맥박 블로그] 방황.

작성일
2011-04-11
카테고리
생각
이번 글은 예전에 운영했던 Pulse-Beat's Bits-Box 블로그의 글을 옮겨 왔다.
: 비공개로 남아있었던 글

꿈속에서 느꼈던 따스한 손길들.
오늘 아참에는 따스하지만 아쉬운 꿈을 꿨다. 군대이지만 학교이다. 군대에서 제대해야하는데, 아쉬움들이 너무 남는다. 이제는 떠나가야할 상황인데 내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반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일일이 인사하고 싶어진다. 떠나가는데 있어서의 편안하면서도 아쉬운 마음때문일까? 일일이 말한마디 건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악수를 하면서 느끼는 따스함은 그대로 내게 전해져 온다. 손길이 정말 따뜻하다. 왠지 편안해진다. 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주려고 한다. 하나둘 물건을 건내주기가 좋다. 다른 반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해야할텐데... 문뜩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가 왜 좀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친해지지 못했을까? 왜 먼저 말을 건내지 못했을까? 이 사람 모두, 지금 헤어져도 나중에 연락하고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인데... 왜 조금 더 가까워지지 못했을까? 매번 그래왔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현실 생각을 한다.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동아리 모임에서도 난 그랬다. 매번 헤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서 현재를 생각해본다. 지금 껏, 초중고 동창들 빼고 친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지? 기껏해야 2~3명이지 않는가? 왜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못 걸었을까...? 평생 친구로 남을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매번 헤어질 때마다 그런생각을 하게 되지만, 다시 그런일이 발생해도 똑같이 그 사람들을 대한다. 먼저 말 걸어주길 바랄 뿐이고, 빨리 이상황이 지나갔을면 좋겠다는 생각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나약하게 만들었을까?
어쩌면 오늘 할 이야기와 관련있을지도 모르겠다.방황을 한지 일주일. 무엇인가 큰게 내 마음속에서 사라져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한번 회의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써내려가던 글을 멈추고 꿈 이야기를 했었는데, 바로 이어서 써봐야겠다.
3일간의 휴식. 그리고 이별 도우미. 그리고 방황.
3일간의 휴식은 내게 안일함을 주었는가? 오피스텔로 들어오자마자 짜증이 밀려왔고, 내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전 '생각'에서 말했었지. 그 다음날. 상훈이와의 이야기 끝에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저녁에는 셋이서 모여 상의를 해보기로 하였다. 그 때의 말 실수. 실수인지도 모르고 던졌던 그 말들이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 이후 1주일간 방황. 의욕도 열정도 사라져버린 듯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모여있지? 그 의문의 답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목적이 다르다. 아니면 과정만 서로 공유할 수 있는가? 자기 계발의 시간이 주어진지 한달이 다되어간다. 우리는 얼마나 성장한걸까? 얼마나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걸까? 얼마나 서로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것일까?
글을 적다 말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무엇인가라도 해야할 것 같은 기분. 마음이 아프니, 닦아야겠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으면, 생각도 정리가 된다. 어쩌면 정리라기보다는 잠시 무념의 상태가 된다고 하는게 맞을수도 있겠다. 잠시 내 머리 속에 여유를 주면, 자연스레 정리가 되는 법이니까. 집안 청소를 하기로 했다. 내 마음도 정리할겸 말이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할게 많다. 이불도 개야하고, 컴퓨터, 책상 닦기, 싱크대 정리, 냉장고위 정리, 바닥에 너절브레하게 흩어져있는 각종 물건들 정리,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본체 등 여러가지 정리하고 쓸고 닦아야할게 많다. 빨래도 돌려야하는구나. 벽에 그려져있는 응원 낙서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전선들.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민들을 잊고 있어서 그런가? 바닥을 세번이나 닦고, 쓰레기 분리수거, 정리를 하다보니, 집안에 먼지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상훈이랑 혜리가 요새 왜 아픈 줄 알겠다. 보이는데로 생각하는데로 정리하고 청소하고 닦았다. 먼가 불안했던 마음들이 서서히 없어졌다고 해야할까? 친구가 알레르기에 앓고 있는데, 그것을 해결해주면 좋겠다싶었다. 또, 왠지 깔끔한 분위기에서는 작업을 할마음이 더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도 있지 않은가. 그냥 아무런 대가없이 순수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전선 때문에 복잡하고 답답한 것을 정리하기로 했다. 전기 장판을 반대로 돌리면, 얼추 냉장고와 밥솥 전선들과 같이 꼽을 수 있겠다 싶다. 멀티탭이 필요하다고 해야하나. 근데 문득 드는 생각은 '이 판의 방향을 마음대로 바꿔도 될까?' 이다. 왠지 신경쓰인다고 해야하나. 동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싫어할지 좋아할지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뭔가 변명할게 필요했다. 잘 때의 방향이 어디가 좋을까를 생각해보면 훨씬 설득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찾아보니, 왠걸. 북서쪽으로 자면 좋단다. 돌리려는 방향과 비슷하다고 할까. 멀티탭을 사야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말않하고 사왔으면, 왠지 딴지가 들어온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도 마음에 안들면 그냥 내 돈으로 사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마트에 가서 멀티탭을 거금을 들여 사왔다. 청소도 말끔히 해놓았고, 자신의 물건을 아무렇지않게 손댔다는 불평도 들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냥 순수한 마음에서한 것이니까. 뭐 그렇게 정리하고 있었는데, 동료들이 들어왔다. 멋진 감탄사와 함께. 이것저것 옴긴 위치를 설명해주고, 장판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거금을 들인 멀티탭도 말했다.
왠걸. 그들의 칭찬이 주주룩 흘러나왔다. 멀티탭도 잘 샀다는 말과 함께. 뭐랄까. 듣기에 기분은 좋다. 근데 뭔가 꺼림칙하다. 예전같았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리를 다하고 샤워를 하면서 문득 무엇인가 '아!'하는 느낌이 들었다. '목적'에 대한 나의 생각. 목적이 같아야지 같이 일할 수 있는가? 최종 목표를 다르지만중간 과정이 같다보면 어느새 한가지 목표를 향해 다 같이 갈 수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
오늘 두 가지 경우를 겪었는데, 하나는 청소이다. 내가 청소하려는 목적은 내 마음의 정리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의 건강을 위해, 깨진 유리창 법칙에 의해, 원활한 작업을 위해, 좋은 환경에서 생활 하기 위해, 친구를 위해, 나를 위해라는 여러가지 목적이 생겨났다. 그래서 할 의욕도 생기고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전선들이었다. 전기 장판 때문에 여러 전선들이 꼬이고 보기가 여간 싫은게 아니었다. 그래서 전선들을 정리해보고자 전기장판을 돌리려는 생각을 했었고, 그 돌리려하니 이유가 필요했는데, 그게 풍수지리설이었다. 북서쪽으로 자면 좋다라는 이유로 장판을 돌리려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 덕분에 멀티탭도 사로 가게 되었고 말이다. 즉, 다시 정리해보자면, 처음 목적에 더해서, 일을 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여러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는데, 그 의미 자체가 다른 사람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만났던 사람들도 서로 그 의미에 대해서 나누고 공유하다보면 서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지니게 되어 같은 목표로 가게될 가능성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다른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이것을 해야할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에서 생각하고 있던 것 같이 해석하자면, 비록 시작할 때의 각자의 목적은 달랐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에 의미를 같이 찾으면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갈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닐까?
다시 해볼 용기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