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것일까?
나의 생각과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그렇게 두려운 것일까? 부끄러워서일까? 남들눈에는 보잘 것 없는 것만 같아서? 아니면 내가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다거나? 나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 때문인가?
예전에도 그랬었지만 블로그 하나를 시작하는데, 참 고민이 많다. 블로그 내에는 어느 정도 정제된 글들을 써야한다는 생각과 일상 이모저모를 거리낌없이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는데, 이 둘의 생각이 잘 좁혀지지가 않는다. 기왕 블로그까지 설치했는데, 고치고 다듬어서 잘 쓴글만 올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고, 애초에 다시 블로글를 써보려 했던 이유가 자잘한 일상들까지 기록하면서 나중에 다시 보면, '그때의 감정은 이랬었구나', 이런 일도 있었었지'라고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고 싶은 목적이었구나 싶기도 하다. 막상 툴까지 설치하고, 글을 적으니 왠지 모르게 잘 적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기도 하다. 이 놈의 마음이란 참 변덕이 심하다.
조금 더 깊게 내려가보면.
내가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일까? 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것이고, 아무 거리낌없이 내 생각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는데, 이 마음은 상대방에게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편안히 글을 쓰고 싶을 뿐인데, 또 남들에게 보여줘야하는 상황이 되니,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부분이 부담스럽기도 한 것이다. 이것도 뭐 욕심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내 능력에 비해, 남들에게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하니, 신경은 쓰지 않을 수 없고, 그 신경은 쓰는 것은 부담스럽게 느끼니 말이다.
내 글을 몇 명이나 읽을 것이며, 내가 남에게 잘 보여서 무엇하랴. 그냥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난 그리 잘난 사람도 아니고,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도 삶은 잘 살아가려고 하루하루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 정도만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